[e커머스 북벌]“알리보다 2배 더” 3조 투자 나선 쿠팡…中企에도 숨통?

기사승인 2024. 03. 2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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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면세 혜택 과도…경쟁력↓"
3년간 알리보다 2배 더 물류망 투자
풀필먼트센터 확장·로켓배송 확대
세종대왕은 고토 수복과 북방 개척의 의지를 갖고 1434년부터 1443년까지 한반도의 영토를 확장시켰다. 그 결과물이 바로 '4군 6진'이다. 세종대왕의 적극적인 '북벌(北伐)'로 현재 대한민국 헌법의 영토 범위가 정해진 셈이다. 이후 600년이 다 돼가는 현재 경제·산업에 있어 적극적인 북진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의 중국 이커머스...이른바 C커머스 등이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에 자본력을 앞세워 빠르게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의 파상공세로 설 자리를 잃어가는 한국 중소 제조·유통 기업들이다. 그렇다고 C커머스를 무작정 막을 수는 없다. 국내 중소기업도 살리고 소비자도 만족시키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 따로 따로 움직여서는 역부족이다. 정부와 기업, 유관 기관들이 손을 붙잡고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아시아투데이는 거세지는 C커머스에 대항하는 국내 이커머스의 노력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전과 대응 방안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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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장지영 기자 =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에 맞서 쿠팡이 반격을 시작했다. 알리바바그룹이 향후 3년간 한국 시장에 1조5000억 원가량을 투입한다는 의사를 공개한지 2주일여 만에 쿠팡은 이보다 더 많은 3조원 투자 유치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처럼 쿠팡이 본격적으로 맞불을 놓음에 따라 중국 이커머스 업체로 인해 입지가 좁아졌던 국내 소상공인들의 숨통도 틔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發 이커머스 맹공에…국내 소상공인은 '울상'
27일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 앱 월간 이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2월(355만명)과 비교하면 무려 130%나 급증했다.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2위까지 치고 올라와 쿠팡(3010만명)과 양강 구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덩치가 커질수록 국내 중소상공인들의 설자리는 더더욱 줄어드는 상황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1년간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이커머스 해외직구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제조업 및 도·소매업) 32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업체 가운데 53.1%가 '과도한 면세 혜택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를 주요 피해 유형으로 꼽았다. 이어 '직구 제품의 재판매 피해'(40.0%), '지식재산권 침해'(34.1%), '국내 인증 준수 기업 역차별 피해'(29.1%), '매출 감소'(15.0%) 차례로 조사됐다.

의류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강 모씨는 "초저가를 앞세워 물건을 팔아왔는데, 이제 알리·테무의 등장으로 최근엔 수익이 급감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어졌다"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옷을 비롯해 수많은 제품을 생산해 내는 중국업체보다 어떻게 더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겠는가. 세금도 제대로 안내는 중국 기업들이 아닌 국내 업체부터 보호해 달라"고 토로했다.

◇알리 1.5조 투자에…쿠팡 '전국구 무료배송'으로 맞불
이에 쿠팡은 향후 3년간 물류망에 3조원대 추가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신규 풀필먼트센터(FC)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이 포함된 수치다.

지난 10년간 물류망 구축에 투자했던 6조 2000억 원을 더하면 이번 신규 투자까지 총 9조원대를 투입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뜻하는 '쿠세권'을 현재 전국 70%에서 100%로 늘려 5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한국에 3년간 1조5000억원 투자한다는 금액 대비 딱 2배 더 많은 규모다. 또 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경상북도 김천과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 신규 풀필먼트센터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광주와 대전은 올해 풀필먼트센터 운영을 시작하고, 부산과 이천은 올해 2분기, 김천은 3분기, 제천은 4분기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 확대를 통해 쿠팡은 전국에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로켓배송'을 목표한다.

현재 쿠팡은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다. 내년부터 쿠세권이 점차 확대되면서 2027년부터는 약 230여 개(88% 이상)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인구(올 2월말 기준 5130만 명) 가운데 5000만 명 이상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로켓배송이 확대될 지역 대부분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으로, '지방 인구 소멸' 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풀필먼트센터 등에 투자를 강화함에 따라 중소업체들의 입점률도 높아지고, 소비자들도 알리나 테무로 이동하지 않는 상호 간 윈윈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고문은 "알리와 테무의 덩치가 커지면서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 한국 내에서 중국 물건을 떼다가 판매하는 도매상들도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며 "쿠팡이 풀필먼트센터 확충 등 투자를 강화하면 입점하려는 기업들도 더욱 늘어날 것이며, 소비자들도 알리나 테무로 갈아타지 않을 것이기에 상호 간 '윈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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