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될성부른 스타트업 키운다”…하이트진로, 6년간 30곳 투자

기사승인 2024. 04.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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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자금 활용해 유망 벤처 등 육성
시드~프리시리트A단계 기업 총망라
농식품·수산 분야 스타트업 발굴 총력
마켓파워
하이트진로가 여유자금을 활용해 중소·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업이 자리를 잡으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표면적으로는 투자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목적이 더 크다.

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회사는 2018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총 30곳의 기업에 투자했다. 현재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는 시드부터 시리즈A 단계기업까지 분포돼 있으며, 1차 산업 중 농·수산 분야 원물의 생산, 유통 등에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냉동채소 제조업체 팜조아에 투자했고, 지난해엔 △가제트코리아 △나누 △타이드풀 등이 있는데, 모두 단순투자로 10% 미만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일반적으로 시드가 창업 극초기 단계라면, 프리시리즈A는 시장검증을 마친 시제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다.

투자금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당기손익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기준으로 45억원(2019년)에서 125억원(2023년)으로 17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COI) 증가율(11.9%)보다 더 가파르다.

FVPL은 회사가 보유한 금융자산이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경우 분류되는 자산이다. 일반적으로 매매로 인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취득한다. FVCOI는 매매로 인한 차익과 장기간 보유로 이자수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더벤처스 등에 투자해 FVPL에 계상했다면, 반면 FVCOI의 경우 하이트진로홀딩스의 비중이 84.7%에 이른다.

하이트진로의 이 같은 투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에서 진행했다. 전문투자사는 대부분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반면, 하이트진로는 스타트업의 자체생존과 규모 확장에 중점을 두고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사회적 책임은 김인규 대표가 강조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7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투명경영과 사회환원 사업 등을 통해 시장과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사업개발팀을 통해 2020년부터 스타트업의 지분 투자를 통한 이종 산업에 대한 학습 및 신성장동력 발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신사업개발팀은 허재균 상무가 총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22년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팁스) 운영사로 선정된 후 총 6곳을 팁스 사업에 추천해 모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농·수산 분야의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나누·에이라이프 등 농식품 분야와 타이드풀·쿨베어스 등 수산 분야에 투자했다.

하이트진로는 해외사업본부 등을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했으며, 해외 유통업체 및 유통 채널을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나물·딸기 등을 구매한 후 임직원가에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선물로 증정하기도 했다.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자연기반 프로그램에 지원한 163곳 중 IR코칭,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에이라이프 등을 최종 선정했고, 이후 팁스와 연계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해 측면 지원에 나선 사례도 있다. 여기엔 헤드쿼터, 옴니아트, 놀이터컴퍼니 등이 있다. 놀이터컴퍼니는 이미 하이트진로그룹이 2022년 인수했고, 스페이스리버는 투자금을 회수한 상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학습 및 간접 경험을 목적으로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데, 푸드테크 및 소비재 기업들이 대상"이라며 "농·수산 분야 푸드테크 기반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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