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파보기] 치솟는 재개발·재건축 공사비…일반분양에 부담 떠넘긴 조합

기사승인 2024. 05. 0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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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책정에… 분양가 격차 2배↑
"집값 결정짓는 요소 다시 살펴야"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조합이 공사비 상승을 명분으로 일반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공사비 급등에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이 계속 오르자 부담을 일반분양 계약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통상 재건축·재개발 단지 조합원의 분양가는 일반분양가의 70~80% 수준에서 책정되지만 최근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공사비 인상 부담을 일반분양가에 더 떠안기거나 분양가 상한제 구역의 경우 교묘히 법망을 피해 일반분양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시공사 현대건설과 공사비 인상에 합의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의 경우 일반분양가 인상폭이 조합원 분양가의 두 배에 달했다. 조합이 2020년 현대건설과 맺은 3.3㎡당 공사비 512만원을 784만원으로 53% 인상했는데, 부담을 일반 분양계약자에게 더 지운 셈이다.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이 최근 조합원들에게 공개한 내역 추정치에 따르면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평균 2300만원에서 2800만원대로 22% 올랐고,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3000만원에서 4250만원대로 무려 42% 인상됐다.

분양가 격차도 더 커졌다. 공사비 인상 전 일반분양가의 75% 수준이던 조합원 분양가는 인상 후 65.9% 수준이 됐다. 국민평형인 전용 84㎡형의 일반분양가 추정치는 현재 14억8028만원으로 15억원을 돌파할 기세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선 '꼼수' 분양가 책정으로 조합원의 분담금 부담을 낮추고 있다. 공사비 3.3㎡당 1300만원으로 정비사업 단지 역대 최고가를 찍은 서포구 잠원동 신반포22차의 경우 일반분양가가 3.3㎡당 최소 8500만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 1월 분양한 인근 '메이플자이'(3.3㎡당 6750만원)는 물론이고 반포 대장주인 '래미안 월베일리'(3.3㎡당 5653만원)보다 일반분양가가 훨씬 비싸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인 28가구여서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받지 않는다.

경기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광명2구역 재개발 아파트)은 지난해 분양 일정을 계속 미루면서 결국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3269만9610만원으로 1000만원 이상 끌어올렸다. 이로써 전용 84㎡형 일반분양가(10억4780만~11억8600만원)는 조합원 분양가(4억63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졌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분양가 상승은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 주택 가격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요소들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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