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체제 구축’…KB금융 조직 변화와 맨파워는

기사승인 2024. 04. 1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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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누가 이끄나]
조직개편서 3부문 6담당으로 슬림화
'능력' 중시 믿을맨 배치...전략담당 이승종
글로벌·디지털사업엔 외부출신 인사
양종희 '용인술' 지원군 역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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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한민국 금융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4대 금융그룹. 지난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은 새 사령탑을 맞았다.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은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다. 이들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시장 악화, 중동 리스크 심화, 홍콩 H지수 기초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등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CEO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이다. 이에 지난해 말 CEO들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자신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인사들을 등용한 것이다. '전국 12대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는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하고 있는 금융그룹 CEO들의 경영전략을 조직과 인사를 중심으로 조명한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한지 약 5개월이 지나면서 '양종희 체제'도 안착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부회장 직제를 폐지하고 조직의 슬림화를 꾀했고,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들을 임원으로 배치했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처럼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조직의 번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 회장이 어떤 '용인술'을 펼쳤는지가 KB금융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한편, 향후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해석이다.

양 회장이 '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략담당인 이승종 부사장이 눈에 띈다. 그룹의 전략 방향성을 고민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중요한 위치다. 이 부사장은 전략 뿐만 아니라 인사 등 다양한 경험을 한데다 양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다. 내부에선 인사 이후에도 내부 잡음이 없다는 점을 들며 임원들의 능력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고 분석한다. 양종희 체제를 함께 이끌게 된 인물들이 양 회장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지 관심도 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 회장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3부문 6담당 1준법감시인 4본부 29부' 체제를 구축했다. 앞서 10부문 16총괄 1준법감시인 2본부 41부였던 조직을 단순화했다.

당시 인사 때 가장 주목된 부분은 부회장 직제를 없앤 점이었다. 기존에는 3명의 부회장이 10개의 사업부문을 총괄했는데, 조직개편을 통해 '회장-부문장/담당'으로 바로 이어지는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었다.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각 사업부문과 담당을 이끄는 임원들의 인사도 함께 이뤄졌다. 양 회장과 함께 KB금융을 이끌게 될 사람들인 만큼 양 회장의 사람들이라는 분석이다.

KB금융그룹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각 계열사 등의 시너지를 추진하는 전략담당(CSO)은 이승종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한국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이 부사장은 국민은행 전략본부장, 소비자보호본부장, 경영지원그룹대표 등을 거친 '팔방미인 전략가'다. 그룹 내에서 전략, 소비자보호, 인사 등 다양한 업무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어서다.

지난해 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대표 전무를 역임했으며, 양 회장의 부름을 받아 현재는 KB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 KB금융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 등을 함께 고민할 '믿을맨'인 셈이다.

금융사의 핵심인 재무담당(CFO)은 김재관 부사장이 맡고 있다. 1968년생인 김 부사장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룹의 실적 등 전반적인 재무 관리가 김 부사장의 업무다. 김 부사장은 '꼼꼼한 워커홀릭'형 인재다. 직원들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하고, 업무 파악도 꼼꼼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 SME기획부장 겸 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장,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 경영기획그룹대표 등을 거친 인물이다. 기업여신 등의 실무 경험도 탄탄하다.

리스크관리담당(CRO)을 맡은 최철수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고려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룹의 위험요인 모니터링 및 관리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은 최 부사장은 '위기관리 전문가'다. 국민은행 리스크전략그룹대표,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리스크관리와 관련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전임 회장 시절부터 리스크관리 업무를 총괄해왔는데, 최 부사장에 대한 양 회장의 신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의 글로벌사업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글로벌사업부문은 서영호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서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서 부사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박학다식 학자'형 스타일이란 평가다. 서 부사장은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를 거친 후 2016년 KB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홀세일부문장, 기관영업부문장 등을 거쳤고 2022년부터는 KB금융지주 CFO를 역임했다.

양 회장이 강조하는 핵심 축 중 하나인 글로벌사업부문을 맡으면서 신임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JP모건 등을 거친 덕분에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글로벌 동향에 대한 정보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이 강조하는 또 다른 축인 디지털과 IT부문의 경우 조영서 부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디지털플랫폼, 인공지능(AI), 데이터사업 등을 추진하는 본부를 산하에 두고 있다. 1971년생인 조 부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조 부사장 역시 정통 KB맨은 아니다.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에서 4년여 동안 근무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이후 맥킨지앤컴퍼니 등 금융 컨설팅 경력을 17년간 쌓아왔다. 경쟁사인 신한금융에서 디지털전략을 주도한 경력도 있다.

조 부사장은 '디테일형 리더'로 평가된다. 오랜 컨설팅 경력을 지닌 만큼 디테일에 강하다는 얘기다. 양 회장은 부회장 시절 디지털부문장, IT부문장을 거쳤는데, 디지털과 IT를 모두 맡길 만큼 조 부사장을 신임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험사업담당인 박효익 전무는 1970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그룹의 보험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KB손해보험 출신 인물을 앉혔다. 박 전무는 KB손해보험 경영관리부장, 자산운용부문장, 개인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쳤다. '체계적인 지휘관'이란 평가다. 체계적으로 틀을 잡아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직원들의 의견도 많이 반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회장이 KB손해보험 대표를 경험했던 만큼 신임할 수 있는 인물을 발탁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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