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내집마련 더 어려워진다”…소득별 차별도 심화

기사승인 2022. 05. 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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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키우는 DSR 3단계 上]
금리 상승기 가계부채 리스크 부담
7월부터 예정대로 DSR 3단계 적용
무주택자 위해 LTV 완화 추진에도
전문가 '부익부 빈익빈' 심화 우려
보금자리론 등 금융상품 적용 확대
저소득층 실수요자 규제 완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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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 적용을 예정대로 7월부터 적용키로 했다. 유예할 거란 관측이 나왔지만, 기존 규제 틀을 유지하기로 했다. 금리 본격 상승기를 맞아 2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리스크에 부담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이는 윤 정부가 제시한 실수요자 주거대책과 상충된다. 주택 마련 과정에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은행의 영업기반도 위축될 수 있다. DSR 3단계 적용이 불러올 변화와 함께 전문가들의 보완책을 제시한다.[편집자주]

내 집 마련을 위해 새 정부의 주거대책을 기다려 오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DSR 3단계를 예정대로 7월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LTV 완화를 통해 실수요자의 주택구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금리상승기 가계부채 부담을 손 놓고 지켜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두 제도가 상충되는 데다 DSR 규제 강화에 따라 저소득층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DSR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거나 보금자리론 등 부동산정책금융 상품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부터 개인별 DSR 규제 대상을 총대출액 1억원 초과 차주로 확대하는 DSR 3단계 조치를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다.

현행 DSR 2단계에서는 총대출액 2억원 초과 차주와 전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을 가지고 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개인별 DSR 4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3단계가 도입되면 전 차주의 29.8%가, 전 대출의 77.2%가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규모도 여전해 DSR 규제를 완화할 경우 대출수요를 자극할 수 있고, 이자부담을 키우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결정이다.

문제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주택금융제도 개선방안과 충돌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단기간에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 등 긴박한 상황에서 도입했던 대출 규제를 정상화해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 형성을 지원한다는 목표 아래 생애 최초 주택구입 가구를 대상으로 LTV를 완화하기로 했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 가구에 대해선 최대 상한을 80%로 높이고, 일반 가구에 대해서도 지역과 관계없이 LTV를 70%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DSR 규제를 강화하는 3단계를 예정대로 시행하게 되면 LTV 완화의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두한 전 NH금융연구소 소장은 “DSR 규제 틀 안에서 LTV와 DTI 규제 효과가 나타나는데 DSR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LTV를 완화하면 규제 완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역시 “DSR 3단계 시행이 가계대출 관리 측면에선 긍정적이나 주택 구매를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어려운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SR 규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LTV 완화는 고소득자와 신용창출 능력이 높은 차주에게 유리한 반면, 무주택 저소득층은 주택 구입 과정에서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지적은 금융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DSR 규제는 소득이 적은 차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을 받은 차주는 주택 관련 대출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사다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송 전 소장은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DSR 규제 적용을 일시적으로 유예하거나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저신용자 미래소득을 파악하는 과정을 통해 상환능력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면 한도를 늘려줄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과 디딤돌 대출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규모를 늘리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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