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상 최대’ 리볼빙…금융당국 경고에도 7조원 눈앞

기사승인 2022. 09. 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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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빙 잔액 올 들어 사상 최대치 경신
고금리에 대금 못 갚는 악순환 우려도
연체 우려에 카드사도 대손충당금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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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빙 이월잔액이 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금융소비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리볼빙은 당장 카드 결제대금을 갚지 않아도 되지만 높은 금리로 인해 원금과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리볼빙 규제 강화를 예고했지만 증가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취약 차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8100억원이었다. 지난 7월보다 1449억원(2.17%) 증가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결제대금 중 일부만 먼저 갚고 나머지 결제액은 일부 이자를 부담하고 다음 결제 때 대금을 상환하는 제도다. 취약층이 주로 리볼빙을 이용하는데, 당장 카드값 부담을 덜고 연체를 피할 수 있지만 금리가 높은 편이다. 지난 7월말 결제성 리볼빙 평균 수수로율은 14.25~18.36%이었다.

고금리에도 리볼빙 이월 잔액은 올해 들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말 5조 3913억원이던 리볼빙 이월 잔액은 2021년 말 6조 823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1월엔 6조 1632억원에서 8월 6조 8100억원까지 늘었다.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다.

특히 리볼빙 이월잔액은 가계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규모가 더욱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부터 카드론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포함되자 카드사들은 리볼빙 판매를 늘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의 핵심 대출 상품인 카드론의 취급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이용액 자체가 늘고 있어서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부분도 있고, 코로나19 이후 현재 장기 침체 기조가 지속되면서 저신용자들의 자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4일 '신용카드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리볼빙 증가세를 붙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오는 11월부터 리볼빙 설명서가 신설되고 카드사들은 대출상품 수준으로 설명해야 하는 등 규제가 강화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예고에도 리볼빙 이월잔액의 증가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이자 부담이 큰 리볼빙 증가에 따라 잠재적으로 연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리볼빙 이월잔액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특히 리볼빙은 높은 이자율로 인해 이월기간이 길어지면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도 금세 불어나 다시 리볼빙을 이용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카드사들도 대손충당금을 늘리고 있다. 카드사들은 상반기 중 대손충당금 4730억원을 추가 적립해 대손충당금 규모가 9조 6753억원에서 10조 1483억원으로 늘었다.

가계 채무상환에 부담이 되는 요인인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카드업종 등은 가계 차주 중 중·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아 경기침체 시 보다 급격한 자산 부실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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