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 “코스피 2000선 갈 수도…대체투자처 달러·채권”

기사승인 2022. 09. 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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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설문결과, 변수 '미 긴축 종료 시점' 꼽아
"변동성 확대 속 다음달 초중순 단기 반등 예상"
업종별 대응전략…2차전지, 음식료, 방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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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4분기(10~12월) 코스피가 2000선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외 고금리 기조에 '강달러(달러 강세)' 등 부정적인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과 기업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어서다.

증시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종료 시점을 꼽았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진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 유망 업종으론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2차전지, 음식료, 방산 등을 제시했다. 주식 이외 대체투자처로는 달러와 채권 등을 추천했다.

29일 '아시아투데이'가 국내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삼성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을 대상으로 4분기 코스피 전망을 조사한 결과, 코스피 최하단으로 2000~2200선을 예측했다. 이미 코스피는 지난 28일 심리적 지지선인 2200선이 무너졌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20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펀더멘털 측면 코스피 바닥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9배에 준하는 지수인 2150포인트에 해당한다"면서 "잠복 심리 및 수급 불안이 막무가내식 투매공세로 이어질 경우 코스피200 월 이동평균선(환산 지수대 2000포인트) 언저리가 언더슈팅(단기 급락)에 맞서는 기술적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10월 코스피 하단을 2080포인트로 제시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 2050선까지 하단이 열려있다고 봤다.

지금이 바닥인지, 지하실이 더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엇갈렸다. 유승창 센터장은 "증시가 계속 하락하는 것보다는 바닥이 형성될 가능성에 주목한다"면서 "다만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증시가 의미있게 반등하는 것보다는 횡보할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쇼크(미국 하이일드 신용스프레드 급등)과 같은 상황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 2003~2004년, 2013~2016년과 같은 박스권 형성이 가능하다"면서 "박스권 형성 당시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점 0.79배(현재 0.86배)를 적용하면 하단은 2100포인트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연우 센터장은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급격한 하향조정 레벨다운으로 코스피 락바텀(전저점)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코스피는 2023년 1분기까지 하락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단기 반등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정 센터장은 10월 초 또는 중순께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 대폭락 이후 일시적인 주가 회복)를 전망했다. 그는 "투자심리가 역사적 저점권에 도달했고, 매크로 리스크 인덱스가 고점권에 진입함에 따라 투자심리 변화, 급등하던 달러, 채권금리의 숨고르기 국면 진입 시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4분기 증시 이슈로는 미 연준의 긴축 종료 시점을 복수로 지목했다. 또 물가 하향 안정화, 중국 시진핑 주석 연임 결정, 유럽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확대, 기업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속도 등을 주목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로 통화 정책 변화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 않지만 아직 물가가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연우 센터장은 "3분기 실적시즌을 지나면서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기업이익 역성장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서치센터장들은 투자 대응 전략으로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보다 업종별 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유망 업종은 2차전지, 방산, 음식료, 반도체, 건설, 통신 등을 꼽았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들이다.

황승택 센터장은 "성장 중형주(시가총액 3조 이하 기업 중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 전망) 중에서 수출 비중이 높거나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으며 이익보상배율 및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한 기업 중심으로 선별 투자할 것"을 제언했다. 황 센터장은 종목으로는 JYP, 코스모신소재, 에스에프에이, 고영, 이노션, 한국카본 등을 추천했다.

하락장에서 눈여겨볼 대체투자처로는 달러와 채권, 배당주 등을 권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급속히 반영됨에 따라 중단기 국채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황승택 센터장은 "미 연준의 강한 긴축 지속 기조, 경기 둔화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확대, 달러 인덱스를 구성하는 유로와 파운드의 약세로 당분간 달러 강세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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