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덮친 ‘공매도 공포’에 뿔난 개미들…당국·정치권까지 ‘들썩’

기사승인 2022. 06. 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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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5029억원
외국인 비중은 전체 81.50%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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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공매도 폭탄’이 지속되자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개인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되고 있어서다. 급기야 개인들은 금융당국에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고, 정치권으로까지 논란의 불씨가 번지는 모양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4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4264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2개월 새 700억원가량이 늘어났다. 또 올해 2월~5월 간 공매도 거래금액이 4000억원대 였던 점과 비교해도 한 달 동안 공매도 거래대금은 크게 늘었다.

최근 진행된 공매도 거래에서 외국인 비중은 전체의 81.5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17일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들어 최대에 해당하는 6059억원에 달하는 공매도 거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달 동안 개인이 공매도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83%에 그쳤다.

문제는 공매도가 쏠린 종목들이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가 이뤄진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10억7600만원)이었다. 24일 당일에는 1.25% 오른 40만5000원으로 마감했지만, 직전 2거래일 연속 약세를 나타내는 등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공매도 금액이 두 번째로 많이 쏠린 기아(218억8700만원), HMM(214억2700만원), 삼성SDI(206억3100만원), 두산에너빌리티(112억3800만원) 등의 주가 역시 좋지 않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개인들은 증시 안정화를 위해 금융당국에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면서 ‘민원 전화’까지 걸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올 들어 23일까지 각각 22%, 31% 하락한 이유가 공매도 때문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난처해하고 있다. 단순히 주가 약세 때문에 공매도를 제한하거나 폐지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유관기관 공동 증시 점검회의에서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시행한 ‘공매도 한시적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공매도 전면재개를 검토하는 입장에서 다시금 공매도에 손을 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를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한시적 공매도 금지로 개인투자자들이 숨 쉴 공간이라도 열고, 유류세 한시적 중단으로 급한 불끄기부터 해보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이 열망하는 공매도 금지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일시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가 지속될 경우 공매도 거래 유지를 기존 조건으로 하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의 약세가 공매도 때문인 것만은 아닌 만큼 향후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해 당국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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