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 중저신용자 대출 전년보다 5배 늘었지만 연말 20%대 목표는 무리?

기사승인 2021. 11.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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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비 4.9배 늘었지만
9월 말 기준 13%대에 그쳐
당국 규제 속 목표달성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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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20%’ 약속은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두 은행 모두 올해 들어 고신용자 대출은 줄이고 중·저신용자 대출은 빠르게 늘렸지만, 9월까지 비중 10%초반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두 은행에서 2조원가량의 중·저신용자 대출이 나가야 하지만, 금리 상승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무리하게 공급할 경우.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이런 실정을 고려해 제시한 목표 금액 달성 여부보다는 공급 확대 노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각각 1조1677억원, 4529억원 공급했다. 이미 2020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액의 4배, 9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536억원, 2020년 2852억원의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급하면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왔다. 케이뱅크도 대출이 전반적으로 중단됐던 2019년에는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액이 251억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 497억원으로 2배 늘었고, 올해는 더 큰 폭으로 공급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처럼 두 은행 모두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연말까지 달성하기로 한 목표 비중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계획을 사전에 공개하고, 이행 현황을 분기별로 체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각각 전체 신용대출의 20.8%, 21.5%까지 높이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상반기까지의 대출 잔액 기준으로 대략 추산하면, 고신용자 대출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케이뱅크는 약 2500억원, 카카오뱅크는 약 1조6000억원 가량을 더 공급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3분기 말 기준으로 이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3.4%, 13.7%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목표 달성을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4분기 중·저신용 특화 신상품 관련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케이뱅크 또한 중·저신용자 대상 금리 인하, 이자 지원 프로모션, 플랫폼 연계 마케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이후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금리 상승기에 돌입하는 시점에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무리하게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신용팽창기에서 축소로 전환되는 시점인데, 애초에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과도하게 높게 설정한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저신용자가 모두 상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신용도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뜻이라 대출을 공급하기 위해 마케팅을 과도하게 한다면 아무래도 부실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현 시기에는 더욱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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