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신동빈, 中 부동산개발의 꿈 ‘위기인가, 기회인가’

기사승인 2021. 10.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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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자산개발 앞세워 부동산개발 온힘
'무상감자·유상증자' 재무구조 개선 시동
사업재기 실패 땐 롯데지주도 큰 타격
"부지개발 등 가치 상승 협력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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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중국 부동산개발 꿈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3조원 규모 중국 선양(심양) ‘롯데타운’ 프로젝트가 사드 사태 여파로 5년 가까이 중단돼 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아예 매각해 이익창출 없이 빚만 쌓이는 악순환을 피하고 싶은 속내도 엿보인다. 하지만 이미 2조원 가량이 투입된 이 거대한 사업을 사겠다는 회사가 나타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결국 신동빈 회장은 처치 곤란한 선양 프로젝트에 1300억원대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이 사업을 전담하는 현지법인 롯데영광지산(심양)유한공사의 최대주주 롯데자산개발(37.17%)을 통해서다. 롯데영광지산(심양)유한공사는 롯데그룹이 100% 출자해 2008년 설립한 회사다. 문제는 롯데자산개발도 사드 사태와 업황 악화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그룹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선양 프로젝트로 인해 매해 100억원대 지분법손실도 감당하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2017년 롯데지주의 추가 지분 매입으로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분류됐다. 그래서 지주 실적에 지분법손익으로 일부만 인식되는 게 아니라 통째로 반영된다. 이에 롯데자산개발의 사업 리스크가 롯데지주를 비롯해 2대, 3대 주주인 롯데물산과 호텔롯데로 이어져 그룹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자산개발은 오는 15일 자본금(2015억원) 100%의 무상감자와 2339억원의 유상증자를 동시에 시행한다.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다. 롯데자산개발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100억원대 영업적자를 쌓았고 동기간 총 27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부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 중 10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1339억원은 자회사 롯데영광지산(심양)유한공사에 대한 증자 참여에 쓰기로 했다. 현지 점포 폐쇄로 인한 결손금과 차입금 이자비용 등으로 가중되는 빚을 갚기 위한 돈이다.

롯데영광지산(심양)유한공사는 중국 동북지방 최대 도시 선양에 백화점, 테마파크 등 ‘롯데타운’을 짓는 프로젝트를 도맡고 있다. 사업 1단계인 롯데백화점·롯데시네마·영플라자를 2014년 오픈했으나 2단계인 테마파크, 호텔 건설은 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2016년 말부터 중단된 상태다. 소방법, 위생법 위반을 이유로 중국 당국이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2019년 4월 시공 인허가를 받았지만 공사를 재개하지 못했다. 등 돌린 중국 민심이 회복되지 않아 사업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롯데백화점·롯데시네마·영플라자도 결국 지난해 상반기 문을 닫았다.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신동빈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직접 챙겨온 사업이다. 2014년 6월 선양 롯데백화점 개장 당시 현장을 방문했고, 2단계 공사가 멈췄던 2017년엔 사드 갈등을 풀기 위해 주한 중국대사와 수차례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가 없었다. 롯데영광지산(심양)유한공사는 설립 이듬해인 2009년부터 2020년까지 1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최대주주 롯데자산개발에 반영된 지분법손실은 총 1257억원이다. 자본총계는 2019년부터 마이너스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선양 프로젝트에 대한 방향성이 결정된 게 없어 폐쇄된 점포 처리나 공사 재개에 대한 계획도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다른 중국 법인들을 줄줄이 철수시키는 점을 고려하면 선양 사업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는 중국 사업 특성상 부동산개발 사업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롯데자산개발 역시 최근 10년간 2017년을 제외하고 매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계열사들로부터 유상증자, 차입 등의 방식으로 수차례 지원받아왔다. 롯데캐피탈에선 2011년부터 12개월 만기 일시상환으로 매해 300억~500억원을 빌린 뒤 상환일이 돌아오면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돌려막고 있다.

전사적인 ‘롯데자산개발 구하기’는 청산보다 존속시키는 게 더 이득이라는 신동빈 회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태생적으로 유통을 기반에 둔 롯데그룹이 유통업 본질인 부동산개발 사업을 포기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토지와 건물 장부가액만 13조원(올 상반기 기준)을 넘는다. 롯데자산개발이 부실화된 주거운영 사업·쇼핑몰 사업·자산관리용역및공유오피스 사업을 계열사에 양도하고 순수한 부동산개발 사업만 남긴 것도 같은 이유로 분석된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계열사 간 중복사업 부분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최대한 몸집을 줄였다”며 “앞으로 계열사 유형자산을 활용해 부지 개발 등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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